아동 미술 활동의 지도와 이해

 

 아동의 미술작품 속에는 그들의 생각, 감정, 느낌, 갈등, 욕구 등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언어나 문자표현의 기능이 부족한 아동들은 바로 이러한 미술활동을 통하여 자신을 표현하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동의 미술작품들을 깊이 있게 관찰해 보고 이해를 한다면 어느 정도는 아동의 마음을 읽을 수가 있다. 연필로 긋는 한 가닥의 선에서, 손가락으로 쿡쿡 찌른 점토의 덩어리 하나에서, 짖고 구긴 한 개의 종이뭉치 속에서도 아동의 마음이 녹아 있고 생각을 짐작하게 하는 단서가 들어있는 것이다. 아동들의 이러한 면들을 파악하고 성장발달을 가늠해 볼 수 있을 때 우리는 아동들을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하고 그들을 보다 바람직한 길로 이끌어 갈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할 수가 있는 것이다. 아동 미술활동을 여러 각도로 이해하기 위하여 그것을 분석해 보고, 판단해 보고, 관찰해 보는 것은 여러 가지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1. 아동 미술과 정신위생(精神衛生)

 일상생활에서 아동들 역시 성인들 못지않은 중압감과 갈등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 특히 언어나 글로써 자기의 마음을 충분히 전달하지 못하는 아동들은 무엇인가를 통하여 정시적인 고통을 치료받으려고 하는 자정노력을 보여주는데 그것이 바로 파괴적인 행동으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종이를 찢거나 정리되어 있는 방의 물건들을 마구 흩어버리거나 무엇이건 닥치는 대로 던져버리는 행동들이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현상이 바로 아동의 욕구불말이나 억압에 대한 반응이고 아동 스스로가 정신위생을 꾀하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아동의 파괴행동은 행동 그 자체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새로운 것에 대한 흥미와 재 계획의 기회로 이어진다. 아동이 파괴행동으로서 종이를 마구 찢었을 때 찢는 과정에서 마음의 고통을 해소시키게 되고, 찢어진 종이조각을 보고 이상한 동물 모양으로 보인다거나 사람 같은 재미있는 형태를 발견하기도 하는데, 바로 이때 새로운 창조활동의 꿈이 생성되고 건전한 마음의 변호로 이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볼 때 아동 미술활동을 반드시 창조성을 키우는 것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생활에서 알게 되는 여러 가지 부정적인 요인들을 제거시켜 주고, 정신위생을 도모하여 건전한 인격형성을 이루어 나가는 길이며, 이것이 바탕이 될 때 건강한 정신을 가진 바람직한 인격체로 성장해 가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2. 낙서와 정신위생

 성인들의 세계에서도 낙서는 하나의 쾌락적 요소로 작용하고 있음을 볼 수가 있다. 어른들이 자주 출입하는 술집이나 화장실 같은 곳에서도 흔히 발견되는 낙서는 사람들이 간직한 불만이나 갈등을 해소시켜 마음의 안정을 되찾고자 하는 파괴본능의 한 영상이자 쾌락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행동으로 나타나는 결과라고 한다. 미숙한 아동의 사회에서는 당연한 행동으로 나타나는 것이 낙서 또는 낙화라는 것이다. 어른들은 이러한 아동의 낙서를 불필요한 장난으로 취급해 버리고 그러한 행동에 대해 심한 제재를 가하는 경우를 흔히 목격하게 된다. 아동의 이러한 행동이 정신위생상 긍정적인 의미를 가지며 그로 인해 창조성 배양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오히려 권장되어도 좋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아동의 낙서에서 나타나는 여러 가지 요소들을 통하여, 아동의 심리 상태를 살펴보는 것은 아동을 이해하는 첩경이자 건전한 심성을 키워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3. 그림을 통한 아동의 이해

 아동이 그림을 통해서 표현하는 형태, 색채, 선 등은 아동의 성격이나 생활환경과 깊은 관련을 갖는다고 하겠다. 아동의 내면세계가 고스란히 표출되는 것이 아동화라고 할 때, 내면의 사상을 표현하는 예술가의 작품세계와 일맥 상통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아동의 모든 내면세계가 그림 속에 녹아 있다는 뜻으로 해석되는 오늘날, 아동의 여러 가지를 파악해 볼 수 있고 아동의 성장발달에 적절한 대응을 모색할 수 있다는 의미로 그 뜻을 새겨 볼 수가 있다. 형태나 선은 아동의 힘과 중량 또는 욕구의 억제정도와 관계가 있고 공간처리나 공간 이용은 아동의 내부 상태와 환경에 대한 적응이나 부적응의 양상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보여주는 여러 가지 진단은 절대적인 가치를 갖는 것이 아니라는 점과, 어설픈 판단으로 아동을 잘못 이해할 수 있는 오류를 범할 우려가 있음을 항상 상기하면서 어디까지나 참고 사항으로 활용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