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념화(槪念畵)의 의미
아동의 미술활동에서 흔히 나타나는 특징의 하나로 개념화가 있다. 똑같은 형태나 색채로 반복하여 표현하려는 경향으로 나타나는 경우를 의미하는 것이다. 아동이 자기 나름대로의 효과적인 표현을 위해 만들어낸 자기 도식화로 보아도 좋은 것이다. 가령 어느 아동이 나무를 그릴 때마다 나무 잎으로 생각되는 삼각형 아래 복선으로 줄기를 그리거나 사람을 그릴 때도 머리카락은 항상 파마한 모양으로 그리나거나 채색에서도 하늘은 항상 파란색에 나뭇잎은 녹색, 나무줄기는 짙은 갈색 등으로 정형화되어서 나타나는 것을 의미한다. 아동의 무한한 잠재력을 키워주고 올바른 인격과 창조의식을 가진 인간육성이라는 차원에서 볼 때 이러한 개념화를 조장하는 미술활동은 분명 개선의 필요가 있다고 본다. 아동의 자유로운 개성의 신장과 육성이라는 면에서 볼 때도 반드시 재고되어야 할 부분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개념화로 굳어진 아동의 정서를 자유롭게 해방시켜 주고 경직된 사고를 풀어주어 그들의 솔직한 감정이 활동의 주체가 되도록 도와주는 것은 바람직한 미술활동으로 이끄는 길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2. 개념화의 교정
개념화된 아동의 사고를 바꾸어 주고 즐겁고 자유로운 미술활동이 될 수 있도록 지도되어야 한다는 점에 있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이것은 아동의 창조성을 키워 주고 개성을 신장시켜 바람직한 인격 육성을 꾀할 수 있는 하나의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동 각자의 창조적인 표현으로 유도해 주어야 한다. 아동의 미술활동에서 얻어진 감동을 자기 나름대로 자유롭게 나타낼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 어디까지나 아동들이 느끼는 감정을 존중해 주고 진정한 자기표현이 이루어지도록 유도하여 개성 있는 표현이 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재료와 기법을 바꾸어 준다. 전통적이며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표현 재료를 과감하게 바꾸어서 사용해보게 한다. 우리의 생활 주변에서 찾아보면 얼마든지 아동들의 흥미를 자극하기에 충분한 채색 재료들을 구할 수가 있다. 또한 기법에 있어서도 찢어 붙이기나 불기, 밟아 나타내기 등등 이전에 경험해 보지 않은 방법들을 동원하여 아동들의 흥미를 자극시켜 다양한 활동으로 전개해 나갈 수가 있을 것이다. 세 번째로 색을 제한시켜 본다. 개념화에서 보여주는 자연의 객관적인 고유색을 제한하고 몇 개의 색만으로 한정시켜 표현하게 해 본다. 그리고 한정된 색만으로도 표현의 가능함을 강조하면서 의욕을 북돋아 준다. 분명 아동들은 부족한 색감을 뛰어넘어 얼마든지 표현이 가능할 것이다. 이밖에도 사물의 관찰을 여러 각도에서 해보게 하거나 표현방법을 바꾸어주는 것도 개념화의 교정이 될 수 있다. 개념화된 표현형식을 바꾸는 데는 종전에 사용하던 방법을 역으로 이용하거나 오른손잡이는 왼손, 왼손잡이는 오른손으로 하는 식으로 바꾸어 본다. 표현 도구를 발가락사이에 끼워서 그려보거나 입으로 도구를 물고 그리기를 시도해 보기도 한다. 눈을 감고 그리기를 해보는 것도 아동들의 흥미를 유발하는 훌륭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활동은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새로운 표현으로 이어 질 수가 있는 것이다. 개념적인 습성은 아동의 자유로운 행동과 정신의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이다. 보다 적극적인 방법으로 그들의 성장을 위하여 또한 미술활동 본연의 목표를 달성시키는 요인으로서 개념화를 깨뜨려 나갈 필요가 있다.
3. 그림으로 보는 아동의 이해
그림을 통한 아동의 이해는 먼저 그들의 신체적, 정신적인 발달정도와 사물을 인식할 수 있는 능력 등을 파악해 보고 어떠한 갈등과 욕구를 간직하고 표현활동에 임하였는가를 알아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단순한 시각으로 아동화를 보게 되는 경우에 느낄 수 있었던 것도 아동의 설명을 들어보면 전혀 다른 내용이었음을 경험하게 된다. 이것은 어른들이 느끼고 생각하는 사실과는 매우 다른 사고와 의식을 아동들은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가 되는 것이다. 아동들은 일반적인 조형감각이나 원리를 바탕으로 활동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솔직한 감정이나 느낌을 여과 없이 곧바로 표현에 옮긴다는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표현이 전부이며 활동 그 자체에 대한 즐거움만이 그들의 의식을 지배하는 것이다.
- 형태로 보는 아동의 이해 : 아동화에서는 형태의 효율적이고도 사실적인 표현을 위해서 노력하는 경우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은 사물을 인식하는 능력의 미성숙에서도 있을 수 있고, 표현 방법의 미숙에도 있을 수가 있다. 아동들은 사물을 지극히 평면적으로 본다는 사실에 바탕을 둔다는 점이다. 그러다 보니 입체감을 느낄 수 있는 덩어리나 명암에 의한 양감은 찾기가 어렵다. 아동은 경험에 의해 축적되어 있는 저장고에서 자신이 필요로 하는 부분만을 골라서 표현해 낸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아동들은 그때그때의 여러 가지 감정의 변화에 따라서 나타나는 형태도 다양한 변화를 보인다. 심한 갈등이나 욕구불만, 평온함, 욕구충족 등으로 인해 나타나는 형태는 곧 아동의 감정이 그대로 반영되어 표현된다. 이와 같이 아동들은 형태의 표현에 있어서 자신이 알고 있는 형태감각과 여러 가지 감정의 변화와 정서 상태에 따라서 다양한 형태로 표현되며 이러한 것을 통하여 아동의 마음을 읽어보고 이해할 수 있는 바탕으로 삼을 수가 있다.
- 색채로 보는 아동의 이해 : 자기가 좋아하는 색채에 표현의 관심을 두며 사물이 본래 가지고 있는 고유한 색깔은 무시가 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되는 것은 색채가 갖는 사실성이나 객관성은 아동에게는 그다지 중요한 의미를 갖지 못한다는 뜻이다. 빨간 꽃을 보고도 노란색으로 채색하는 것은 아동의 시각에 비치는 사실성을 고려하지 않고 경험된 기억의 투사인 것이다. 또한 아동의 심리적인 여러 가지의 변화가 색으로 반영되어 나타나는 경우도 많이 있음을 볼 수 있다. 심한 심리적 갈등이나 정서의 불안정을 어둡고 탁한 색으로 혼란스럽게 표현한다든지, 밝고 깨끗한 색으로 만족감이나 즐거움을 나타내는 것들은 아동의 마음이 이러한 색채에 의해서 대변되는 현상을 말하는 것이다. 이처럼 아동들은 시각에 비치는 사실을 바탕으로 색채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경험을 통해서 얻어진 관념적인 색채에 표현의 중심을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마음의 갈등이나 정서의 불안과 욕구불만, 심리적인 변화를 색채에 담아 표출해 내고 있는 것이다.
- 화면의 전체적인 분위기로 보는 아동의 이해 : 화면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난잡하거나 어둡고 침울한 경우에는 분명히 아동은 그러한 분위기에 맞는 정서 상태에 빠져 있는 것이며, 밝고 명랑한 분위기를 보이는 경우는 무언가 기분 좋은 상태에서 즐거운 마음을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행동양식은 그리기 활동에서도 자주 나타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친구와 심하게 다투고 나서 그 친구의 얼굴을 험악하게 그려 준다든지, 꿈속에서 보았던 괴물을 그린다음 그 위에 검은색으로 마구 칠해서 덮어버리는 행동들은 모두가 이러한 마음의 갈등을 해소시키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처럼 아동들의 감정은 그들의 표현 활동에서 나타나는 결과에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그림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결정지어 주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림 속에 나타나는 이러한 분위기를 세밀하게 관찰해 보고 그들의 마음을 읽어보는 것은 곧 아동의 이해로 연결되는 것이며 올바른 인격배양을 위한 바탕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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