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통한 아동의 이해는 먼저 그들의 신체적, 정신적인 발달정도와 사물을 인식할 수 있는 능력 등을 파악해 보고 어떠한 갈등과 욕구를 간직하고 표현활동에 임하였는가를 알아보는 것이 이해의 가장 첩경이라고 할 수 있다. 단순한 시각으로 아동화를 보게 되는 경우에 느낄 수 있었던 것도 아동의 설명을 들어보면 전혀 엉뚱한 내용이었음을 경험하게 된다. 이것은 어른들이 느끼고 생각하는 사실과는 매우 동떨어진 사고와 의식을 아동들은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예가 되는 것이다. 아동들은 일반적인 조형감각이나 원리를 바탕으로 활동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솔직한 감정이나 느낌을 여과 없이 곧바로 표현에 옮긴다는 사실이다. 결과에 대한 양, 부의 비판이나 판단은 가지고 있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표현이 전부이며 활동 그 자체에 대한 즐거움만이 그들의 의식을 지배하는 것이다. 아동들의 이러한 조형의식을 올바르게 인식할 때, 바람직한 인격의 발달을 위한 바탕으로서 아동들을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바련하는 길이 되는 것이다.
1. 형태로 보는 아동의 이해
우리가 일반적으로 조형의 원리에서 보는 형태의 범주에는 모양, 명암을 들 수 있다. 이것들은 사물의 어떤 특징을 결정지어 주거나 덩어리의 느낌을 나타내 주는 것으로 회화에 있어서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성인화에서는 이러한 특징을 최대한 살리기 위하여 명암을 넣거나 질감으로 중량감을 표현하기도 한다. 아동들은 형태의 표현에서 한 가지 특기할 사항은 지극히 단순화를 시도한다는 사실에 있다. 아무리 복잡하고 다양한 모양의 사물을 표현하다고 하더라도 몇 개의 간단한 선으로 나타내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것은 대상에 대한 인식과 판단의 미성숙에 의한 미분화표현이 원인이 되는 것이다. 물론 표현력이 부족하여 나타나는 경우에도 이러한 형태가 있을 수 있다. 아동들을 그때그때의 여러 가지 감정의 변화에 따라서 나타나는 형태도 다양한 변화를 보인다. 심한 갈등이나 욕구불만, 평온함, 욕구충족 등으로 인해 나타나는 형태는 곧 아동의 감정이 그대로 반영되어 표현된다. 각이 지고 불규칙한 선이나 무질서한 형태로 표현될 때는 분명히 아동은 감정의 여러 가지 기복을 느끼고 있다는 증거이다. 그러나 잔잔하면서도 섬세함이 드러나 있는 경우는 평온한 감정의 상태를 대변하는 경우로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아동들은 형태의 표현에 있어서 자신이 알고 있는 형태감각과 여러 가지 감정의 변화와 정서 상태에 따라서 다양한 형태로 표현되며 이러한 것을 통하여 아동의 마음을 읽어보고 이해할 수 있는 바탕으로 삼을 수가 있다.
2. 색채로 보는 아동의 이해
형태로 보는 아동의 이해와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는 것이라고 하겠다. 시각에 비치는 현상에서라기보다 아동의 경험에 의해서 얻어진 인상에 의존하는 것은 형태의 표현에서 보여주고 있는 것과 동일한 의식을 바탕으로 한다는 점이다. 아동의 정서적인 변화는 다변성을 갖고 있다. 그런 만큼 그들의 조형 활동 가운데서도 이러한 현상은 색채로 투영되어서 나타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한 화면에서도 밝고 맑은 색과 어둡고 탁한 색이 공존하는 현상은 그리기 활동 중에서도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마음의 기복이 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하겠다. 아동의 심리적인 여러 가지의 변화가 색으로 반영되어 나타나는 경우도 많이 있음을 볼 수 있다. 심한 심리적 갈등이나 정서의 불안정을 어둡고 탁한 색으로 혼란스럽게 표현한다든지, 밝고 깨끗한 색으로 만족감이나 즐거움을 나타내는 것들은 바로 아동의 마음이 이러한 색채에 의해서 대변되는 현상을 말하는 것이라고 하겠다. 이처럼 아동들은 시각에 비치는 사실을 바탕으로 색채를 사용하는 것이 아닐, 경험을 통해서 얻어진 관념적인 색채에 표현의 중심을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마음의 갈등이나 정서의 불안과 욕구불만, 심리적인 변화를 색채에 담아 표출해 내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동들이 사용하고 있는 색채를 잘 관찰해 보는 것도 곧 아동의 마음을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첩경이 된다.
3. 화면의 전체적인 분위기로 보는 아동의 이해
어른들이 기분이 좋지 않다거나 마음이 상하여 화가 날 때는 그것을 해소시키기 위해 갖가지 행동을 보여준다. 때로는 난폭한 행동을 하거나 음주 등을 통해서 이러한 갈등의 해소를 도모하기도 한다. 어릴 때 경험한 심한 공포나 갈등이 해소되지 못하고 성인이 될 때까지 영향을 받아서 성격 파탄이나 인격 장애자로 낙인 되어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있음을 강조하는 심리학자들의 견해를 참고해 본다면, 분명히 아동들에게도 갈등의 해소를 위한 어떤 방법이 필요하다는 것을 생각해 볼 수가 있다. 아동들이라고 하여 갈등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 어떻게 보면 어른들보다 더 많은 마음의 변화와 갈등을 겪는지도 모른다. 다만 아동들은 갈등의 지속시간이 짧고 기복이 많다 보니 금방 해소가 된 것처럼 보일 뿐이지 마음 밑바닥에는 앙금이 되어 남게 되는 것이다. 아동들은 지극히 사소한 것에도 즐거워하거나 상처를 방기도 하여 그것들이 머리에 쌓여가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쌓이는 앙금들은 아동의 성격이나 인격을 형성하는 데 많은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다. 아동의 감정은 그들의 표현 활동에 그대로 반영되어서 표출된다는 점을 밝혔듯이, 아동화에서 느낄 수 있는 여러 가지의 요소들은 곧 그들의 마음을 대변해 주는 표상이다. 아동들은 그들의 마음속에 일어나는 갖가지의 갈등이나 욕구불만을 표현 활동을 통해서 털어 낸다는 사실이다. 심한 꾸중을 들은 아동이 무질서한 낙서로 아무 곳에나 마구 칠을 해대거나 종이를 갈기갈기 찌어대는 행동은 이러한 것을 통해서 응어리진 마음을 풀어내기 위한 수단인 것이다. 화면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난잡하거나 어둡고 침울한 경우에는 분명히 아동은 그러한 분위기에 맞는 정서 상태에 빠져 있는 것이며, 밝고 명랑한 분위기를 보이는 경우는 무언가 기분 좋은 상태에서 즐거운 마음을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처럼 아동들의 감정은 그들의 표현 활동에서 나타나는 결과에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그림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결정지어 주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림 속에 나타나는 이러한 분위기를 세밀하게 관찰해 보고 그들의 마음을 읽어보는 것은 곧 아동의 이해로 연결괴는 것이며 올바른 인격배양을 위한 바탕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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